11. 미움받을 용기 by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11번째 책.
미움받을 용기 by 키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嫌われる勇気 自己啓発の源流「アドラー」の教え' by 岸見一郎, 古賀史健.
아들러 심리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대화 형식으로 논하는 책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타인이 아닌 나에 관한 심리학입니다.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이며 이를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로 진행되며 중요한 부분은 글씨 크기가 크고 점선 밑줄이 되어있습니다.
이번에 리뷰를 목적으로 ‘미움받을용기’를 2번째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2016년에 서점에 가서 처음 접했고 절반쯤 읽었을 때 구입했습니다. 그 당시 취미로 만난 지인과 카톡을 너무 많이 하는 게 고민이였습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답변을 하면서 폰을 손에서 본드를 붙인 것처럼 쥐고 살았습니다. 손에 폰이 있고 답장을 확인하고 바로 답변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연애할 때조차도 이렇게 매일매일 초단위로 카톡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제가 ‘미움받을 용기’ 책을 읽고 바로 지인에게 저의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지인과 멀어지게 되었지만 그때보다 훨씬 ‘나’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지인의 소식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 이후로는 답변할 가치가 없는 카톡이 오면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ㅋㅋㅋ’으로 가득한 답변과 ‘그건 그랬지, 그냥 지내’라는 답변을 받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카톡을 받았다고 바로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소통하는 것뿐인데 무의미한 의사소통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연히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에 이야기를 해줘야 합니다. 답장을 할지 말지는 저의 과제이며 침범하지 말라고 해야겠지요. 제가 할 선택을 타인이 강요한다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누구도 저의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저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께서 부동산을 사시고, 임시적 1가주 2주택이 되어 엄청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1주택으로 만들고 싶어도 지금부터 7년후에 입주 가능하니까 지금 소유하는 집에서 살게 되면 7년동안은 2주택입니다. 82대책을 기점으로 이번 정부에서 부동산을 강하게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미래에 살게 될 집을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어머니께서 저에게 어떻게 할지 물어보지만, 방법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결국 어머니에게 “이건 엄마의 선택이지, 나에게 선택을 구하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 또한 저에게 조언을 해줄지언정 제 문제는 제가 해결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이런 거리를 잘 유지해주시고 있습니다. 만약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여 저의 과제에 관여하시려 한다면 꼭 알려주어야 합니다.
보통 인간관계에서 저의 과제는 타인이 저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것이고, 저를 좋아하든지 싫어하든지 선택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입니다. 타인이 저를 싫어하는 것을 선택하더라도 좋아하도록 노력하지 말자고 합니다. 제가 싫더라도 그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하면서까지 저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것은 일명 타인의 선택인데, 미움을 받는 용기를 갖고 그 사람의 과제에서 자유로워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유로워지면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어도 답례를 바라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얻는 가장 큰 이득은 정신적 성장입니다. 부유하다면 전문 카운셀러에게 상담을 받겠지만, 그런 전문가가 공들여 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책에서 얻은 교훈이 사람의 생각을 바꿉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경제학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타인의 선택은 내가 관여할 수 없으니 그건 신경쓰지 않습니다. 경제학에서 쓰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닌 것은 모두 세터리스 페러버스(ceteris paribus, 다른 요소가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라고 설정합니다. 나의 선택에 따라서 최고의 만족(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을 찾고, 이게 미시경제학입니다. 과거보다 선택할 수 있는 지금과 미래에 맞춰 만족감이 높은 효율적인 소비방법을 찾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원인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할 지가 먼저입니다.
이 책을 어머니에게 추천했더니, 재미없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잘 읽으시더니 철학과 관련된 이야기는 어려워하시네요. 청년의 대답이 가끔은 너무 극단적이고 대화형식만으로 진행되니까 지루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원작은 시나리오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소설을 먼저 접하고 읽으면 참 재미없는데다가, 대사만 좀 기억하는 정도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어머니께서 재미없다고 말씀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철학과 자기계발을 싫어하는 분들,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미 본인만 생각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사람에게도 권하지 않습니다. 타인 생각 1도 안하고 모든 것을 본인에게 자의적으로 해석하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불도저 같은 독불장군이 되어 주변 사람을 괴롭힐까봐 걱정이 됩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상황이 달라지고 반복될수록 감회가 떨어집니다. 리뷰를 위해 ‘미움받을 용기’을 2번째 읽는데, 첫번째만큼 감명 깊지 못합니다. 인간관계와 본인을 비추어서 고민을 많이 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현재 소장하는 입장에서 보면, 소장을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책은 도리스 메르틴의 『혼자가 편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