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도서리뷰: 메이커스 by 크리스 앤더슨.
Makers – The New Industrial Revolution by Chris Enderson.
읽은 날짜: 10월 17일 화요일.
추석에 다치바나 다카시 도서를 읽을 때, 덤으로 빌려온 책입니다. 급하게 빌려서, 내용은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 보지 못하기 때문에 몇 개는 미리 반납하려고 했는데, 내용을 보니 꼭 읽어야 하는 책이였습니다.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사람들이나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거래하는 제조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크라우드펀딩과 3D프린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3~4년전에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한 적이 있어서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엄청 쉽게 읽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이트가 Kickstarter와 Indiegogo가 있습니다. 둘 다는 마국인데, Indiegogo 미국 사이트가 더 혁신적이지만 그 이상으로 무책임합니다. 안전하게 Kickstarter 이용을 추천드리며, 결제하시기전에 꼭 Update와 Comment를 확인하세요. 업데이트 텀이 길고, 코멘트에 답변이 없거나 환불에 달라고 하는 요구가 많다면, 거르시길 바랍니다. 저는 indiegogo를 더 이용했는데, 그 중에 연락이 두절된 사기꾼(Kairos)도 있었습니다. 선결제 후상품 시스템이라서 예정일에서 기본으로 1~2년정도 늦게 걸리기도 하고,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 하지 않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런 사이트들은 사이트 자체가 환불해주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바로 돈을 공급자에게 주기 때문입니다. 그니깐 주는 금액의 일부만 떼어가는 중매쟁이라는 거예요. 똑똑하게도 스타트업의 사업이 망하든 망하지 않든 큰 영향이 없습니다.
2016년 이후에는 현실가능하고 성실할 것 같은 스타트업을 주로 고려하고, Tech기업은 최대한 기피하기로 했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여주는건 정말 과장 광고다. Kairos 시계말고 OLED 시계줄과 카드지갑은 아직도 오지 않고, 여전히 연락도 안된다. 심지어 구매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Project에 Comment를 다는 정도와 업체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인데, 답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내가 Contribution한 것을 기준으로 보면 업데이트를 늦게 하는 업체는 되도록 선정하지 말고, 시제품도 만들지 못한 기업이나, 과대광고를 하는 것들은 피해야 합니다. 펀딩기간에 구미가 당기는 게 있고, 할인까지 들어가면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그러나 싼 맛에 먼저 펀딩하지 말고, 나중에 배송이 끝나면 그때 구매하세요, 절대 늦지 않습니다! 중개사이트에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추후에는 직접 사이트를 만들어서 제품을 판매합니다. 거기서 사는 것이 시간도 절약하고 돈을 날리지 않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선주문 후상품 시스템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소비자와 정해진 수요에 맞게 생산하는 공급자가 둘다 윈윈인 시스템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공급자에게 훨씬 유리한 시스템입니다. 여러분, 세상에 누가 돈이 있는 사람이 갑입니까? 돈이 없는 사람이 갑입니까? 당연히 돈이 있는 사람이 갑이지요. 백화점에서 소비자가 왕의 대우를 받는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근데 먼저 돈을 미리줬다면, 공급자가 소비자를 왕처럼 보지 않습니다. 보통은 예정기간을 맞추지 못하고, 심지어 연락이 단절두절된 업체도 있습니다. 이럴때 구매한 사람들을 보호할 장치가 아예 없으며, 수수방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크라우드 펀딩업체는 자신의 잘못은 전혀 아니라며 사이트에 명시해 놓았는데 무책임하게 보입니다. 부동산 중개인도 소송이 걸릴 것을 대비하여 보험을 들어놓습니다. 소송을 한두번 해봤을법한데, 없는 이유는 책에서 나옵니다. 법의 제제를 거의 받지 않기 위해서 크라우드펀딩이 만들어졌습니다. 경험이 있는 구매자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더 이상 호의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펀딩을 시작했을 때는 혁신적이였지만, 지연될수록 현실에 가까워지는 상품이 되고 있으니, 미리 결제를 할 필요가 1도 없습니다.
책이 미국에서 2012년, 한국에서는 2013년에 나온 것은 매우 혁신적입니다. 저는 한국 신문이 아니라 뉴욕타임즈에서 (한국에서 구독하면 1주일에 1번 날라옴. 인터넷으로 보는게 빠르지만, 유료구독이 많고 바쁘면 읽지 않게 된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3D Pen 두들러를 처음 보았습니다.
3D Pen, 3D 프린터기로 집에서 자체 제작이 꿈이지만 개인이 실현하기에는 아직 단가가 높습니다. 물론 제조 생산장비에 비하면 매우 싼 값이지만, 싼 값인 만큼 육안으로 본 3D 플라스틱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건담을 조립할 수 있는 정도의 세밀함이라면 만들어 볼만 할텐데, 아직 그런정도가 아니며, 그런것은 비쌉니다. 정사각형의 작은 알갱이로 만든 듯한 느낌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3D Pen으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건축 모형과 가구 모형을 축소판 버전으로 제작하는 작업이였습니다. 제가 미래에 살 집, 미래의 건물 인테리어에 대해서 미리 구상하고, 소형으로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3D 펜조차도 영상에 나온 것처럼 하려면 기본으로 몇 시간 걸리기 때문에, 1번쓰고 선물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책 내용입니다.
아직은 3D 프린터의 기능을 좀더 기다려야 한다고 2012년에 언급했는데, 2017년인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그 당시 3D프린터는 재료별로 1번에 1개씩 사용가능하며, 자기 조립기능은 없습니다. 그러니 2D를 겹겹이 쌓인 모양으로 천천히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고 싶으면 다중 프린터 헤드를 사용해야하며, 마치 흑백에서 컬러 카트리지를 추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두 통합해지고 성능이 좋아져서 가격마저 다운이 된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시대가 곧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픈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참고해서 집에서 바로 생산 시작하고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줄기세포를 분사해서 장기를 만들 수도 있으나, 아직 무리입니다. 애초에 세포를 발사해서 균일하게 배열되있는 장기로 자동 합성될거라고 생각하는 장미빛 전망은 뭘까요? 우리 세포는 화학물질이 아니란 말입니다.
3D 프린터는 물질을 쌓은 기계이고, CNC는 재료를 드릴로 깍아 물건을 만듭니다. 레이저 커터, 3차원 스캐너도 갖춰지면, 종합하여 책상 위의 공장을 실현 가능합니다.
듣고 보니 3D프린터는 조잡해도 새로운 커뮤니티와 새로운 형태의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픈된 커뮤니티 안에서 법인을 설립하더라도 일부만 직원이고 80%는 자원봉사자일 수 있습니다. 그들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일을 하도록 할당했고, 그에 따른 보상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제일 밑 단계는 티셔츠, 머그컵, 그 위는 뱃지, 그 위는 그와 관련된 세계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 제일 위는 스탁옵션입니다. 심지어 이들의 고용형태에는 이력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로 눈에 보이는 실행력과 그 증거만 있으면 충분하지요.
3D프린터로 시작한 ‘오픈 소스+웹이용’의 효과는 제조업에 혁신을 만들었고, 새로운 제조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게 시장의 주류라기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입니다. 오픈소스를 이용하는 곳은 오픈된 웹 커뮤니티이나, 이들은 책임을 지거나 AS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기업형태로 지원해야합니다. 이들의 장점은 개방형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네트워크 효과덕분에 성장 잠재력이 크며, 참여자들이 입소문으로 광고하기 때문에 우수하고 저렴한 마케팅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웹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데 탁월하고, 웹에서 태어난 기업이라서 처음부터 수출기업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의 좋은 점은 수요예측 가능, 프로젝트의 흥행 미리 판별가능(기한 내에 목표한 금액에 도달하지 않으면 모두 환불합니다), 선구매자의 피드백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금을 미리 받기 때문에 물건이 만들어지기 전에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매출의 형태로 돈을 받는 상거래 형태이며 자본을 투자 받거나 대출받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법에서 매우 자유롭습니다. 사기꾼이 있어서 환불해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게 역으로 소비자를 등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한 제품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단절두절된 제조자를 처단할 방법이 없습니다. 육성을 위해 많은 제제를 받지 않는 스타트업의 허점이지요. 기존 유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이다. 메이커도 그리 고용효과가 크지 않으나, 이게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수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입니다. 그것이 미국이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하는 이유입니다. 한국도 일자리를 늘리려면 이 방식을 벤치마킹해야합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10년동안 제자리 걸음만 했고, 효과는 개미똥만큼이나 미미했습니다.
단기간에 최저임금이 올리는 것은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생산성이 낮거나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주로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습니다. 편의점, PC방, 식당에서 하는 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 일들을 대학생, 지식과 스킬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하며, 저소득 계층일 가능성이 큽니다. 편의점이 무인화를 적극 고려하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저소득계층을 더 괴롭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임기내에 최저임금 만원으로 올린다고 하니, 2명뽑는 일을 1명뽑거나 아예 뽑지 않으면,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장기라도 팔아야 할 심정입니다.
지금도 벼랑끝에 있는 사람을 더 몰아세운 결과를 보며, 드는 생각이 저소득층을 버리더라도 얻으려는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셨는지는 몰라도 의문이 드네요. 정책의 효과 유무와 결과를 먼저 고려해고 정책을 시행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도는 아무리 좋아도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조정이 필요하고,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합니다. 위에서 밀어부치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시장이 알아서 하도록 놔둬야 합니다. 법은 그 시장이 잘 돌아가도록 공정하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이지요. 노동경찰을 풀어서라도 노동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지키지도 않는 법, 새로 만든다고 그게 지켜질거라고 생각하는 것조차가 웃기네요. ‘임기내 1만원’보다 차라리 한국도 킥스타터 같은 사이트를 만들어서 스타트업 기업을 성장하게 하는방법이 더 효율적입니다. 핵심은 자동화, 3D 프린터, 개방된 아이디어이며 자연스럽게 시장 형성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메이커스’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3D프린터, 전세계 규모의 온라인 쇼핑, 혁신에 관해서 잘 아시는 분을 제외하고 모든 분에게 권해드립니다. 생산단가가 일정한 새로운 생산 모델, 혁신을 일으킬 아이디어와 자금 조달의 혁명을 일으켰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화된 상품을 수취할 수 있으니까 세상은 더 좋은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 형태의 궁극적인 버전은 집에서 재료만 사서 모든 것을 본인의 취향에 맞게 customized하게 조정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생산과 동시에 소비자인 셈이지요. 자원낭비도 안되고 저렴하게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입니까!
3D 디자인 프로그램인 CAD를 익혀두고 싶은 분에게, 무료 프로그램으로 구글의 Sketch-up과 오토데스크 123D를 추천합니다. 저는 Sketch-up으로 건물 디자인 수업을 들었는데,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매우 재미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혁신에 맞추어 준비하며, 다른 것과 종합하여 적용하게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저자가 글을 쓴지 벌써 5년이 흘렀으니, 얼마나 많이 변했을지 기대됩니다. 이번에는 예상을 넘어서 정말 길게 썼습니다. 하지 못한 말들은 다음을 위해 애껴놓겠습니다. 다음 도서는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비슷한 테마의 다른 책을 연속해서 읽는 것같습니다.